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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르미돈


2차 대전 영국 순양함 시리즈 -③ 경순양함 : 군축조약과 전간기

1차 대전이 종결되고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으로 주력함의 건조가 금지되자 열강들은 비교적 기준이 느슨한 순양함에 눈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1930년, 런던 해군 군축조약으로 다시 순양함의 체계적인 기준을 마련하는데 이 때 우리가 사용하는 경순양함, 중순양함이라는 명확한 틀이 잡힙니다. 
 순양함은 배수량 1만톤을 넘길 수 없으며 경순양함은 최대무장의 한도가 6.1인치였고 중순양함은 8인치였습니다. 배수량 1만톤 안에서 8인치 주포로 무장한 중순양함은 순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방어력을 희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경순양함의 경우 예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전간기에 많은 기술적 발전이 있었습니다. 기관은 석탄보일러에서 중유보일러로 발전했고 함재기와 사출기를 장착했으며, 그에 상응해서 하늘에 대한 방어력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중순양함의 8인치 주포도 그랬지만 경순양함의 6인치 주포도 대공사격을 위해 시험 운용했습니다.

<Leander급 경순양함>

 Leander급은 영국의 조약형 순양함 중 첫번째 급입니다. 네임쉽 Leander가 진수는 1929년에 했지만 런던 조약의 결과를 기다려야했기에 취역은 1931년이 되었습니다. Leander급은 1928년에 진수한 York급의 박스형 함교 디자인을 계승했고 배수량 7270톤의 평범한 순양함입니다. 주포는 영국 경순양함의 표준이 되는 6인치 MK.XXIII포로 2연장 포탑 4기를 달고 있습니다. 연돌은 한개로 영국 순양함 중에선 연돌이 유일하게 하나인 순양함입니다. 속력은 32.5노트로 당시 경순양함 중에선 평균적인 속력이었으며 이 후의 영국 순양함들도 32~33노트 사이의 속력을 냅니다. 

<Leander급 순양함 HMNZS.Achilles>

 자매함은 Achilles, Ajax, Neptune, Orion으로 총 5척으로 구성되었으며 네임쉽 Leander와 2번함 Achilles는 1941년 뉴질랜드 해군으로 재취역해 각각 HMNZS.Leander, HMNZS.Achilles가 되었습니다. Achilles는 3번함 Ajax와 중순양함 Exter와 전대를 이뤄 라 플라타 강 전투에서 독일 장갑함 Admiral Graf Spee와 포격전을 벌였습니다.


<Arethusa급 경순양함>

 County급 순양함의 열화판이 York급인 것 처럼 Arethusa급은 Leander급의 열화판 같은 성향의 순양함입니다. 1934년에 진수된 네임쉽 Arethusa는 Leander급 처럼 박스형 함교를 계승해 실루엣엔 Leander급과 많이 유사합니다. 그러나 주포가 6인치 2연장 포탑 3기로 줄어들었고 배수량도 5250톤으로 당시 수준에서도 매우 가벼운 순양함이었습니다. 2개의 터빈과 6개의 보일러로 72000마력을 냈던 Leander급과 달리 4개 터빈으로 터빈 수는 늘었지만 보일러 수가 2개 줄어 총 4개로 64000마력을 냈기에 출력은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무게가 가벼웠기 때문에 속력은 여전히 32노트를 낼 수 있었고 항속거리도 Leander급에 비해 크게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터빈은 4개로 중가했기에 연돌이 2개가 되었습니다.

<Arethusa급 3번함 HMS.Penelope>

 자매함은 Galatea, Penelope, Aurora 3척으로 총 4척으로 구성된 함급입니다. 2번함 Galatea, Penelope가 각각 U-557, U-410의 뇌격을 맞고 침몰했지만 Aurora는 전쟁이 끝난 뒤 대만에 인도 되었다가 공산군에 나포당했습니다.


<모가미급 중순양함>

이렇게 무게가 가벼운 순양함을 만들고 있을 때 갑자기 일본에서 특이한 순양함이 건조됩니다. 바로 나중에 중순양함으로 개장되는 모가미인데 1935년 취역당시에는 경순양함으로 취역했지만 무게가 기준 배수량 8500톤으로 상당히 무거운 축에 속했습니다. 모가미는 중, 경순양함에 각각 건조제한선을 넘기위한 일본의 편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대형 경순양함의 출현은 각국에 쇼크를 줬고 영국도 이에 자극을 받아 대형 경순양함 건조에 들어갑니다.

<Town급 순양함의 하위함급 Southampton급>

Southampton급과 Gloucester, Edinburgh급은 각 전투함의 이름이 영국의 지명이었기에 Town급 순양함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County급과 마찬가지인 이유죠. 이 급은 조약 한계인 1만톤 배수량에 육박하는 몸집을 가졌기에 크기는 중순양함에 필적합니다. 타운급의 첫번째 하위함급인 Southampton급은 기준배수량 9100톤으로 1936년에 진수됩니다. 

<Southampton급 경순양함 HMS.Newcastle>

 크기가 커진만큼 건현의 높이도 6.1m로 올라가 5.8m, 5m였던 Leander급과 Arethusa급 보다 더 안정적인 능파성과 항해성을 가졌습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개장한 London급 중순양함과 비슷합니다. 배수량이 늘었기에 사출기의 위치를 전함처럼 안정적인 함 중앙에 배치했고 전방 연돌이 있는 박스형 함교에 격납고를 배치했습니다.
 주포는 조약의 한계로 여전히 6인치 였지만 대신 3연장포탑으로 4기 배치해 총 12문으로 위력적인 화력을 가진 경순양함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관은 크게 나아지지 않아 여전히 4개의 터빈과 보일러로 75000마력으로 32노트의 속력을 낼 수 있었습니다. 자매함은 Newcastle, Sheffield, Glasgow, Birmingham 4척으로 총 5척으로 구성됩니다.

<Gloucester급 네임쉽 HMS.Gloucester>

Gloucester는 1937년에 진수되는데 Southampton급 보다 개량되어 무게가 기준배수량 9400톤으로 증가합니다. 무장은 큰 변화는 없지만 기관이 같은 4터빈, 보일러라도 82500마력으로 증가합니다. 갑판의 디자인이 변경되었고 포탑 터렛의 장갑이 변경됩니다. 자매함은 Liverpool, Manchester 2척으로 총 3척으로 구성됩니다.

<Edinburgh급 HMS.Belfast>

Edinburgh급은 Town급 경순양함의 하위함급 중 마지막 함급으로 기준 배수량 10550톤으로 가장 무겁고 큰 배입니다. 기관은 Gloucester급과 같지만 무장이 증가해 4인치 연장포 6기, 2파운더 폼폼포 2기 등 대공방어를 좀 더 강화했습니다. 자매함으로 Belfast가 있습니다.  Belfast는 수많은 격전을 치루며 대전 후 까지 생존했고 한국전쟁에도 참전했습니다. 당시 영국군함치고 특이하게 매각처리되지 않고 보존해 현재는 런던에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일본 모가미급은 중순양함을 전제로 만든 눈속임용 순양함이었으나 태생적인 한계를 넘지 못하고 무게가 너무 무거운 상태에서 수 많은 트러블에 시달렸지만 영국과 미국의 대형 경순양함들은 오히려 무거운 무게를 안정적으로 이용해 효율적인 경순양함을 운용하게 됩니다. 기대를 받았던 중순양함이 몰락과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경순양함의 활약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중순양함 전력에 목맨 일본이 그 시발점이 된 것 이었습니다.


덧글

  • 지나가는 저격수 2014/02/14 17:27 # 답글

    크루저라 불리는 순양함들은 고속기동으로 전함보다는 실실적인 기함으로서의 역할이 두드러진 함종이죠.
    물론 8인치나 6인치포라는 화력제한으로 전함에게 밀리지만, 순양함이 실질적 주력이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일본은 순양함에 전합급 능력 올린다고 여러가지 뻘짓을 하지만....
    차라리 순양함의 능력에 걸맞는 방향으로 발전을 했다면, 모가미 같은 녀석들도 나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 미르미돈 2014/02/14 18:43 #

    전차같은 경우 보병전차/순항전차의 이원체계가 불합리했지만 군함의 경우는 오히려 이런 범용적인 설계는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작정하고 영미에 부족한 함대전력을 보완하기 위해 중순양함을 집중적으로 건조했지만 결과는 영 좋지 못했죠.

    중순이 아무리 배수량을 늘려 방어력을 강화한다해도 전함의 포격 한두발에 무력화당하고 나중엔 자기와 무게가 비슷한 경순에게도 잡히는 일도 있었죠. 영미는 일단 전함을 놀리지 않고 운용했고 전략적으로 질이 부족하면 수로 밀어붙었고(그라프 쉬페), 순양함을 미끼로 적 전함을 낚기 까지(샤른호르스트)했으니...
  • 시쉐도우 2014/02/14 19:39 # 답글

    최근에 백선호님께서 말씀하신 바에 따르면, 영국해군은 다른 유럽국가들의 중순양함에 맞서기 위해서 중순양함 숫자나 화력을 늘리기 보다는, 아예 적국 중순양함 한척에 대항하여, 아군 중순양함 한척+경순양함 두척으로 구성된 순양함전대로 싸울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해외식민지와 해상교역로를 유지하기 위해선 많은 숫자의 순양함이 필요한데, 그럴려면 1만톤을 가득채운 비싼 순양함보다는 좀 더 저렴한 순양함을 많이 만드는 편이 유리했다고 하네요. 대신 1:1로 싸우면 아무래도 밀리니까, 다:1로 싸울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라프 슈페와 싸운 라플라타 전투때도 그런 구성이었다고 합니다.

    현재도 유럽해군들은 (동북아의 모 국가해군처럼) 한척에 몰빵하기 보단 좀 더 가볍고 저렴한 함선을 여러척 굴리는 것을 생각하는 것과 일맥상통하지 않나 싶습니다.
  • 미르미돈 2014/02/14 20:18 #

    과연 교리자체가 3척 전대였군요. 그래서 중순 속력에 맞추기 위해 경순양함의 속력이 32~33노트였던거군요. 말씀하신데로 일단 수를 맞추기 위해 열화판인 급을 많이 뽑았는데 역시 질은 좀 떨어지더라도 수로 보완하는게 더 유리했겠죠. 유지비가 들면 연방에 인도해버리고... 참 진짜 돈이 없긴 없었네요.
  • 시쉐도우 2014/02/15 01:59 # 답글

    영국해군이 중순양함에 대한 투자를 상대적으로 덜한 이유가 어쩌면 순양전함이 존재하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차세계대전때 처럼 수많은 순양전함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최소한 후드, 리나운, 리펄스는 굴릴 수 있었으니까요. (타이거는 훈련함으로 있었구요)

    거기에 고속전함도 여러척 보유중이었고 하니, 굳이 동등한 수준의 중순양함 가지고 아웅다웅할 게 아니라, 그냥 순양전함으로 밟고 다닐 생각이었을 법도 합니다.

    포클랜드 전투처럼 말입니다. 대신 경순양함은 항로 보호를 위해서 필수적인 존재로 인식되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론 벨파스트 함은 꽤 멋진 순양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순양함들 같은 기괴한 설계보단 왠지 견실하지만 보수적인 설계가 제 스타일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 미르미돈 2014/02/17 08:30 #

    아무래도 영국은 타국에 비해 발이 빠른 순양전함을 3척 보유하고 있었으니 어중간한 스팩의 중순에는 그다지 투자를 안했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스팩이 좀 떨어지는 중순을 가지고도 효율적으로 잘 활용했고 동방함대를 제외하면 손실된 양도 거의 없어서 잘 써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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